유압 오일 종류 — 점도 선정과 교환 주기
유압 설비 트러블의 절반 이상은 오일에서 시작됩니다.
점도가 안 맞아 펌프가 소음을 내고, 교환 시기를 놓쳐 밸브 안이 막히고, 다른 오일을 섞었다가 씰이 부식되는 식이죠.
정작 가장 비싼 수리가 가장 기본적인 관리를 놓쳐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유압 오일 종류별 특성과 선정 기준, ISO 점도 등급 읽는 법, 오염도 관리 기준(ISO 4406), 교환 주기 판별법을 현장 기준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유압 오일이란? — 동력 전달과 윤활을 함께 맡는 액체
유압 오일(작동유)은 펌프가 만든 압력을 실린더·모터까지 전달하는 ‘동력 매체’이면서, 동시에 부품을 윤활하고 냉각·방청까지 맡는 액체입니다.
유압 시스템에서 오일은 단순한 소모품이 아니라 회로를 도는 ‘피’ 같은 존재죠.
그래서 오일 선택과 관리가 설비 수명과 직결됩니다.
유압 오일은 네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합니다.
① 압력 전달(동력 매체), ② 마찰면 윤활, ③ 마찰열 냉각, ④ 금속면 방청·밀봉입니다.
이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점도가 맞아야 하고 오염도가 관리돼야 하죠.
아래에서 종류와 점도 등급, 오염 관리 기준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유압 오일 종류 4가지 비교
유압 오일은 기유(Base Oil) 종류와 첨가제 구성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ISO 6743-4 기준의 분류 코드(HM, HV, HETG, HFAE 등)를 함께 알아두면 제조사가 달라도 동등 제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광유계 HM(내마모성) 오일입니다.
일반 산업용 유압 설비의 90% 이상이 이 오일을 사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 종류 | ISO 코드 | 기유 | 주요 특성 | 용도 | 가격대 |
|---|---|---|---|---|---|
| 내마모성 광유계 | HM | 광물유 | 내마모 첨가제, 산화 안정성 | 일반 산업용 유압 시스템 | 저 |
| 점도지수 향상형 | HV | 광물유 | VI 향상제 첨가, 광범위 온도 적용 | 한랭지·야외 이동 설비, 건설기계 | 중 |
| 합성유계 | HS / PAO | PAO (합성) | 고점도지수(VI≥150), 장수명 | 고온·저온 극한 환경, 정밀 유압 | 고 |
| 환경친화성 (식물유계) | HETG | 식물성 에스터 | 생분해성, 화재 위험 환경 | 식품기계, 수상 설비, 환경 규제 지역 | 고 |
혼합 사용 금지
유압 오일은 종류가 다른 오일을 절대 혼합해서는 안 됩니다. 광유계와 합성유계를 섞으면 첨가제 간 반응으로 슬러지가 생성되거나 씰 재질(니트릴·EPDM 등)이 팽윤·부식됩니다. 같은 광유계라도 제조사가 다르면 첨가제 처방이 달라 혼합 시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다른 브랜드로 교체할 때는 탱크와 필터를 완전히 세척하고 신유(新油)로 플러싱한 뒤 재충전합니다.

ISO 점도 등급 선정 — VG 32·46·68·100
유압 오일의 점도는 ISO VG(Viscosity Grade) 등급으로 표시합니다. VG 뒤의 숫자는 40°C에서의 동점도(mm²/s = cSt)를 나타냅니다. VG 46이라면 40°C에서 동점도가 약 46 cSt라는 뜻입니다.
점도가 너무 낮으면 유막이 얇아져 부품 마모가 빨라지고, 너무 높으면 저온 기동 시 흐름이 나빠져 캐비테이션(공동현상)이 발생합니다.
각 VG 등급별 주요 적용 환경은 아래 표를 참고합니다.
아래 온도 범위는 오일 탱크 운전 온도 기준이며, 주변 기온이 아님에 주의합니다.
| VG 등급 | 40°C 동점도 (cSt) | 운전 온도 범위 | 시스템 압력 | 주요 적용 |
|---|---|---|---|---|
| VG 32 | 28.8~35.2 | 10~50°C | 저압 (~70 bar) | 공작기계, 정밀 유압, 한랭 창고 |
| VG 46 | 41.4~50.6 | 20~60°C | 중압 (70~200 bar) | 일반 산업용 유압, 프레스, 사출기 |
| VG 68 | 61.2~74.8 | 30~70°C | 고압 (200 bar 이상) | 중하중 유압, 고압 프레스, 단조기 |
| VG 100 | 90~110 | 40~80°C | 고압·고온 | 주조기, 고온 로 주변 설비 |
국내 일반 공장 유압 설비의 기본 선택은 VG 46입니다. 여름에 오일 탱크 온도가 60°C를 넘기거나 시스템 압력이 200 bar 이상이면 VG 68을 고려합니다. 반대로 겨울철 비가열 창고나 한랭지 야외 설비라면 VG 32가 적합합니다.
점도지수(VI)의 의미
점도지수(Viscosity Index, VI)는 온도 변화에 따른 점도 변화의 민감도를 나타냅니다. VI가 높을수록 온도가 바뀌어도 점도 변화가 작습니다.
광유계 HM 오일의 VI는 보통 95~105, HV 오일은 VI≥130, PAO 합성유는 VI≥150입니다.
온도 변화가 극심한 환경(겨울 0°C ~ 여름 60°C)에서는 VI가 높은 오일을 선택하거나 온도 조절 장치를 추가로 설치합니다.
유압 오일 오염 관리 — ISO 4406 청정도 등급
유압 계통에서 오일 오염은 성능 저하와 고장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입자(5~15 μm) 하나가 서보 밸브 오리피스를 막거나 비례 밸브 스풀을 고착시킵니다.
ISO 4406은 1 mL당 입자 수를 두 가지 크기(4 μm, 6 μm, 14 μm) 기준으로 등급 코드로 표시합니다.
예를 들어 ISO 4406 18/16/13이라면 4 μm 이상 입자가 등급 18(1,300~2,500개/mL), 6 μm 이상이 16(320~640개/mL)을 뜻합니다.

| 유압 시스템 종류 | 목표 청정도 (ISO 4406) | 비고 |
|---|---|---|
| 서보·비례 밸브 시스템 | 15/13/10 이하 | 클리어런스 1~3 μm로 매우 민감 |
| 일반 방향·압력 제어 밸브 | 17/15/12 이하 | 피스톤 펌프, 고압 시스템 |
| 기어 펌프·베인 펌프 시스템 | 18/16/13 이하 | 중·저압 일반 산업용 |
| 저압 유체 이송 시스템 | 20/18/15 이하 | 실린더·저압 회로 |
오일 청정도 관리 방법
오염 관리의 핵심은 외부 침입 차단 + 발생 오염 제거 두 가집니다.
외부 침입 차단을 위해서는 에어 브리더(공기 여과기) 10 μm 이하 등급을 사용하고, 실린더 로드에 방진 씰을 설치합니다.
새 오일도 탱크에 바로 주입하지 않고 반드시 0.8~3 μm 여과기를 통해 충전해야 합니다.
새 오일이라도 드럼 보관 중 오염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발생한 오염 입자는 리턴 라인 필터와 오프라인 오일 청정기(Off-line Filter)로 제거합니다.
청정도가 목표치를 초과하면 필터를 교체하고, 청정기를 추가 가동합니다.
유압 오일 교환 주기 판별법
유압 오일 교환 주기는 제조사 권고 기준(보통 2,000~4,000시간)을 따르되, 실제 열화 상태를 확인해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오일 상태를 현장에서 간단히 확인하는 방법은 점적 시험(Spot Test)입니다.
흰 필터 종이에 오일 한 방울을 떨어뜨려 24시간 후 번짐 상태를 확인합니다.
오일이 균일하게 퍼지면 양호, 가운데 검은 점이 생기면 슬러지·탄화물 발생으로 교환 신호입니다.
| 점검 항목 | 정상 기준 | 교환 기준 |
|---|---|---|
| 색상 | 황금색~담황색 투명 | 흑갈색·혼탁 (산화, 오염) |
| 점도 변화 | 신유 대비 ±15% 이내 | ±25% 초과 → 점도 열화 |
| 산가(TAN) | 신유 대비 0.5 mgKOH/g 이내 증가 | 1.0 mgKOH/g 이상 증가 |
| 수분 함량 | 0.05% 이하 | 0.1% 초과 → 유화 발생 |
| 청정도 | 목표 ISO 4406 등급 이하 | 목표 등급 초과 지속 |
| 운전 시간 | 2,000시간 이내 (광유계 일반) | 4,000시간 초과 → 강제 교환 |

정밀한 판단이 필요하다면 오일 샘플을 채취해 오일 분석(Oil Analysis) 전문 업체에 의뢰합니다. 점도, 산가, 수분, 입자 분석, 금속 성분(Fe·Cu·Al) 분석으로 부품 마모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연간 수만 원의 분석 비용으로 수백만 원의 펌프·밸브 손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유압 오일 취급 시 주의사항
유압 오일 관련 사고 중 상당수가 화재와 화학 화상입니다.
화재 위험 관리
광유계 유압 오일의 인화점은 일반적으로 200~220 °C입니다. 그러나 고압 핀홀 누유가 발생하면 오일 미스트(Oil Mist)가 형성되고, 이 미스트의 점화 온도는 훨씬 낮아 고온 배관이나 전기 스파크에 의해 착화될 수 있습니다.
220 bar 이상 고압 라인의 누유는 즉시 차단해야 합니다.
운전 중 핀홀 누유를 헝겊으로 틀어막는 행위는 절대 금지입니다.
압력이 손을 관통할 수 있고 착화 위험이 있습니다.
식품기계·제지기계 등 화재 위험 환경에는 난연성 오일(HFC: 수용성, HETG: 식물유계)을 사용합니다.
국내 유압 관련 법적 기준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KOSHA) 안전 지침을 참고합니다.
보관 및 교환 시 주의
오일 드럼은 수평 보관보다 수직 보관이 오염 침입 예방에 더 안전하다. 수평 보관 시 온도 변화로 드럼이 숨을 쉬며 습기가 유입됩니다. 야외 보관 시에는 반드시 덮개를 씌워 빗물 유입을 차단합니다.
오일 교환 시에는 탱크 내 슬러지를 완전히 제거한 뒤 신유를 충전합니다.
탱크 내부를 세척하지 않고 신유만 교환하면 잔류 슬러지가 새 오일을 빠르게 오염시킵니다.
내부 링크: 유압이란 무엇인가 — 유압의 원리와 특징 | 유압 실린더 종류 및 선정 기준 | 유압 모터 종류 — 기어·피스톤·베인형 3가지 선택 기준

자주 묻는 질문 & 트러블슈팅
- Q1. 유압 오일 탱크에서 흰색 거품이 납니다.
- 두 가지 원인을 확인합니다. 첫째는 수분 유입으로, 유화된 물이 거품처럼 보입니다. 오일을 채취해 가열하면 150°C 부근에서 튀는 소리가 나면 수분이 있는 것입니다. 둘째는 공기 유입으로, 리턴 라인이 유면 위로 올라와 있거나 흡입 라인에 에어 누입이 있는 경우입니다. 리턴 라인을 유면 아래로 배관하고, 흡입 라인 연결부를 점검합니다. 수분 오염이라면 오일을 교환합니다.
- Q2. 겨울에 유압 기동이 느리거나 안 됩니다.
- 저온에서 오일 점도가 급격히 올라 흐름이 나빠지는 것입니다. 단기 대책은 가동 전 5~10분간 무부하 공회전으로 오일을 예열하는 것입니다. 근본 대책은 VG 등급을 낮추거나(예: VG68 → VG46), 점도지수가 높은 HV 오일로 교체하거나, 탱크 히터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오일 온도 30°C 이상에서 본격 작업하도록 작업 절차를 설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Q3. 유압 오일을 다른 오일(기어오일, 엔진오일)로 대체해도 되나요?
- 절대 안 됩니다. 기어오일은 황계 극압 첨가제(EP 첨가제)가 들어 있어 유압 시스템의 구리·황동 부품(밸브 시트, 버시럼 실린더 등)을 부식시킵니다. 엔진오일은 청정 분산제(Detergent)가 많아 유압 시스템 씰을 열화시키고 거품 발생이 심합니다. 반드시 유압 전용 오일(HM 또는 HV)을 사용해야 합니다.
- Q4. 유압 펌프에서 소음(캐비테이션 소리)이 납니다.
- 캐비테이션 소음은 대부분 흡입 라인 문제에서 발생합니다. 흡입 필터가 막혔거나, 오일 점도가 너무 높거나(저온 시동), 흡입 배관이 너무 가늘거나 길어서 흡입 저항이 커진 경우입니다. 흡입 필터를 청소하고, 탱크 유면이 최저 레벨 이상인지 확인합니다. 오일 온도가 낮으면 예열 후 재기동합니다.
- Q5. 유압 실린더에서 오일이 새는데 씰을 교체해도 또 새요.
- 씰 교체 후 재누유가 반복되면 씰 불량보다 다른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실린더 로드 표면 손상(흠집·녹), 유압 오일 오염으로 씰 재질 팽윤·경화, 시스템 압력 서지(Surge) 과도, 씰 설치 방향 오류 등이 원인입니다. 로드 표면 조도(Ra 0.2~0.4 μm)와 오일 청정도를 먼저 확인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기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설계 및 시공 시에는 반드시 자격을 갖춘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현장 조건과 법규에 따라 적용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